김지훈
발푸밤이 안떴다?
나 너무 화가나...
(0히든)
내게는 고통밖에 없습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고통은 내게 충실했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내 영혼이 심연의 바닥을 헤멜 때에도. 고통은 늘 곁에 앉아 나를 지켜주었으니 어떻게 고통을 원망하겠습니까. 아 고통이여, 너는 결코 내게서 떠나지 않겠기에 나는 마침내 너를 존경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이제 너를 알겠다. 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것을. 너는 가난한 내 마음의 화롯가를 결코 떠나지 않았던 사람을 닮았다. 나의 고통이여, 너는 더없이 사랑하는 여인보다 다정하다. 나는 알고 있나니 내가 죽음의 자리에 드는 날에도 너는 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와 나와 함께 가지런히 누우리라. Ah-ah-ah-ah La-la-la-la-la-la-la, ahLook one by one The pages remind me you'll always be villain For you, angels have fallen Now they're gone See? Now they're gone, forever gone From the hell that served as my one and only home Though it may hurt today Tomorrow, I'll be heading my way I tried, I tried What did we expect? My dearest friend Tell me when we shall make it end let me take your hand Like one of those mad men Tip tappity tappity tap Dance our last dance, sing Ta, ta-li-la, lu-li-la-tu La, tu-la-li, la-lu-li-lu Spinning vinyl opera (lascia ch'io pianga) Longing for this moment (mia cruda sorte) Brewing all this hatred (e che sospiri) So I have a reason (la liberte) Reason to see you dead Don't you worry I saved a spot for you in the recycle bin Your neighbouring addresses point to the books you burned Stop now one by one Your desires convince me you've always been a human For you, the shelves have fallen Now they're gone See? Now they're gone, forever gone From the stage that allowed us our one and only dreams What's more to say? Pain always catches up to those who chooses to stay Though it may hurt today Tomorrow, I'll be heading my way 애타게 기다렸고, 절실히 기대했으며, 헤아릴 수 없이 원망했으니. 이 순간조차, 베어내리라. 엄마도 미워 아빠 미워 아라야도 미워, 아라야는 여기서 살아 엄마는 갈거야 아라야 미워 다신 안볼거야 극 소멸참. 군집은 범람하라. 칠흑은 창궐하라. 어느날 갑자기. 너희는 악몽에서 깨어나, 죽음이 발밑을 기어다녔음을 깨달을 것이다. 불규칙하고 무성의한 식사. 섭취. 행진. 번식. 번식. 번식. 번식. 번식. 우리는 검은 날갯소리와 함께 어둠속에 둥지를 튼다. 침투. 오염. 번성. 번식. 번식. 번식. 왕족들은 멸시 속에서도 영구불변하게 행진한다. 삭제. 번식. 재생. 번식. 번식. 번식. 들려온다. 거듭 쌓여버린 창밖의 불결한 울림이. 구석구석 헤집고, 기어올라 비상하라. 증식. 오염. 공포... 추락 끝에서의 변모. 방해된 것들은, 바스라진다. 포식. 해방. 번식. 번식. 번식. 혐오. 홀대. 멸시. 고립. 그저 익숙한 고요일뿐이다. 텅비어, 낯선... 그늘지고 불결한... 구석? 행진. 행진. 섭취. 삭제. 번식. 번식. 번식. 그러다 어느 날 너희가 잠든 침대 위의 안락한 자리에서 갑자기 나타나 삶을 부르짖고 발악하다 사라져 갈 때까지 천천히 갉아먹어 치울 것이다. 번식. 번식. 번식. 번식. 번식.참가상! 장사는 잘 돼? 지금은 힘들 수 있어도 헐떡이며, 땀흘리는 모든 순간이 피와 살이 될 거야 참가상! 믿지 못하겠다면, 내가 외각에 갔을 때 일을 들려주도록 할게! 그러고보니 참가상이라고 하니 전에 있었던 발명 경시대회가 생각나네, 그 땐 말이지 아직도 생각나. 내가 말이지, 깃털로 움직이는 태엽식 자동 이쑤시개 디스펜서 를 만들어서 출품했지. 사람들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나는 당당하게 말했어. 이건 기술이 아니야. 예술이야. 물론 다들 고개를 갸웃했지만, 심사위원 중 한 명이 내 어깨를 툭 치면서 "정말 쓸대없는 발명품이군요." 하고는 웃으면서 상을 주더라고. 참가상. 그 참가상이 내 방 한 켠에 있어. 아니 방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고. 지금은 옷방이자 서재이자 창고 겸 고양이 화장실이 있는 멀티룸으로 바뀌었지. 아참 고양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우리집 고양이 이름은 천하무적대왕짱짱냥이야. 줄여서 무적이. 이름이 길다고? 어쩔 수 없어. 처음 이름 붙일 때 나랑 조카랑 한참 고민했거든. 조카는 토르라고 짓자고 했지만 나는 좀 더 강한 이름을 원했어. 무적이는 매일 새벽 4시에 나를 깨워. 눈꺼풀 위에 앉아. 물리적으로. 진짜로 말 그대로 눈꺼풀 위에 엉덩이를 딱 들어올려. 그래서 요즘은 매일 새벽 4시에 눈을 떠. 그 시간이 의외로 괜찮더라, 조용하고. 아, 새벽얘기하니까 나는 새벽에 혼자 거실 불 안 켜고 냉장고 문 살짝 열어서 불빛으로 찾는 거 좋아해. 그 순간만큼은 무슨 탐험가가 된 기분이랄까나. 예전에 다큐에서 본 적 있어. 냉장고 불빛을 이용해서 야간 시력 단련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게 나야. 내가 바로 그 사람이야. 그리고 너희 혹시 무슨 브랜드 마셔? 나는 한동안 얼음산샘물 500ml 페트병만 마셨는데 뚜껑 색깔 매력 있더라고. 근데 요즘은 집에 정수기를 들였어. 근데 들이고나서 알았어. 정수기는 진짜 필터가 생명이야. 필터교체 안 하면 그냥 어릴 때 우리 할머니 집에서 퍼먹는 약간 흙맛 나는 우물 물 느낌이야. 그 시골 얘기하니까참고로 관망이란 단어 되게 좋아해. 발음이 좋잖아? ‘관망’. 음… 단어 얘기하니까 또 할 말이 생기네. 나는 자음보다 모음을 더 좋아해. 특히 ‘으’ 소리. 뭔가 뿌듯하지 않아? ‘느그’, ‘스르륵’, ‘으쓱’. 말소리에 촉감이 있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촉감 얘기하니까 갑자기 내 마우스패드 얘기 안 할 수 없네. 무려 인조 가죽인데, 손바닥 닿는 부분은 약간 까끌까끌한데 손가락 닿는 부분은 부드러워서 손을 조금씩 움직이면 촉감이 두 가지가 번갈아가면서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나 일할 때도 괜히 손을 이리저리 굴려. 이건 일종의 촉각 명상이지. 근데 또 너무 오래 굴리면 패드가 미세하게 뜨거워져서 다시 멈춰야 해. 아 참, 이 얘기 하다 보니까 생각난 게 있는데, 난 키보드 소리도 되게 중요하게 여겨. 예전에는 기계식 키보드 썼었는데 클릭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멤브레인으로 바꿨어. 근데 또 그건 너무 조용해서 타건감이 안 살아. 그래서 지금은 ‘조용한 기계식’이라는 되게 애매한 영역의 키보드를 써. 그걸 고르기 위해 비교 영상만 열다섯 개 넘게 봤고 결국 직구로 샀다니까. 그런데 배송 중에 키 하나가 빠져서 AS 문의 넣었는데, 그때 고객센터 상담원이 너무 친절해서 ‘아… 이건 운명이다’ 하고 감사 메일도 보냈어. 나 원래 그런 거 잘 안 쓰거든? 감동받으면 바로 행동하는 스타일이긴 해도, 메일까지는 잘 안 쓰는데 그날은 뭔가 고맙더라. 아, 고마운 거 얘기하니까 또 떠오른다. 나는 마트에서 계산할 때 앞 사람이 나 대신 바코드 찍어줄 때 너무 감동받아. 특히 내가 손에 물건 많이 들고 있을 때 “제가 찍어드릴게요” 하면 진짜 그날 하루는 기분이 다 좋아. 반대로 내가 그렇게 해준 적도 있는데, 어떤 분은 놀라서 “괜찮아요!” 하면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더라. 그때 약간 민망했지만, 여전히 내 선의는 진심이었다고 생각해. 그 뒤로는 눈치 보면서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편이야. 아, 이 얘기도 해야겠다. 나는 편의점에 들어갈 때 항상 오른쪽 문만 써. 두 개 문이 있어도 왼쪽은 잘 안 가게 돼. 이유는 없어. 그냥 어릴 때 오른손잡이는 오른쪽 문을 써야 한다는 이상한 고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 이런 게 습관이 되어버리면 진짜 무서운 거 같아. 요즘도 자주 쓰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 문이 왼쪽에만 있거든. 그래서 처음엔 진입이 어려웠어. 몇 초 동안 서 있다가 각오하고 들어갔지. 그 이후로는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약간 꺼림칙해. 이걸 말로 설명하면 다들 이상하게 보더라고. 근데 나만 그런 거 아니야. 분명 비슷한 습관 가진 사람 많을걸? 예를 들어 가방 맬 때 왼쪽 어깨부터 거는 사람, 양치할 때 꼭 오른쪽 어금니부터 닦는 사람, 나도 그래. 그런 건 일종의 나만의 루틴이고, 그 루틴이 무너지면 하루가 삐걱거리기 시작해. 그래서 나는 항상 같은 순서로 이불을 개고, 같은 순서로 양말을 꺼내. 세탁기 돌릴 때도 흰옷-회색-어두운색 순으로 분류해서 넣지. 그냥 막 섞으면 마음이 막 울렁거린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이런 사소한 게 모여서 내가 되는 거야. 사실 생각해보면 인생이란 게 거창한 순간보다도 이렇게 아무 의미 없는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서 형성된 거잖아. 그래서 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쓸데없는 얘기를 하고 싶고, 누군가 들어만 준다면 무한정으로 해줄 수 있어. 그러니까 다음에도 또 들어줄 거지? 지금 말 못한 것도 한 가득이야. 예를 들어 나는 왜 유리컵보다 플라스틱컵을 선호하게 되었는지, 내가 왜 동그란 책갈피는 싫어하고 네모난 책갈피만 쓰는지, 왜 난 항상 리모컨을 TV 오른쪽에만 두는지, 그리고 휴지를 쓸 때는 항상 안쪽에서부터 돌려 쓰는지, 그 이유를 다 설명하려면 또 하루는 걸릴걸? 어때, 다음에 또 들어줄래? 나 아직 목욕탕에서 바닥에 물 튀는 소리가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유도 말 안 했단 말이야.